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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건강 책임지는 의사 과연 건강할까?…"의사가 일반인 보다 암·자살 의한 사망 더 많아"

암이란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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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책임지는 의사 과연 건강할까?…"의사가 일반인 보다 암·자살 의한 사망 더 많아"

대한의학회지, 암 사망원인 의사·간호사 40% 훌쩍…상부 호흡기 감염·위염·십이지장염 많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대정형외과전임의이 기사를 많이 읽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인은 일반 대중들에 비해 건강할까. 불행히도 의료인은 자살 등 의도적인 자해 등에 의한 사망 비중이 일반인에 비해 높았고 전염병에 걸릴 확률도 더 높았다.

이화의대 박혜숙 예방의학과 교수와 고려의대 안형식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17일 대한의학회지에 '한국 의료 종사자의 건강과 사망률' 연구를 발표했다.

이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의사와 간호사의 사망 원인 통계에 근거해 사망과 질병 유병률 등 주요 원인을 분석했다. 의사는 10만4484명, 간호사는 22만301명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연구결과, 우선 일반 대중과 의료인 모두에서 악성종양(암)이 사망 원인 1위라는 것은 같았다. 그러나 일반 대중은 전체 사망 원인 중 암에 의한 사망이 28%에 그치는 반면 일반 의사와 간호사 직군에서 모두 40%를 훌쩍 넘으며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의사의 경우 암 중에서도 간암이 10만명당 10.3명으로 가장 높았고 간 담관암(10만명당 8명), 위암 순이었다. 간호사는 유방암이 10만명당 2.7명으로 가장 높았고 위암(10만명당 1.5명), 결장, 직장, 항문암이 뒤를 이었다.
 
일반 대중과 의사, 간호사 직군의 사망 원인 비교. 사진=Health and Mortality in Korean Healthcare Workers, JKMS.

또한 심장질환과 의도적인 자해(자살) 등에 의한 사망율도 일반 대중에 비해 높았는데 특히 간호사는 중독, 독성물질에 대한 노출, 폭행 및 낙상 등으로 인한 부상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유병률을 살펴보면 의사는 10만명당 2만1624명이 상부 호흡기 감염이 가장 흔하게 겪는 질병으로 나타났으며 위염과 십이지장염(10만명당 2만744명), 위식도 역류성 질환(10만명당 8840명)이 그 뒤를 이었다. 간호사도 상부 호흡기 감염이 가장 많았고 위염과 십이지장염 순이었다.

일반 대중에 비해 의료인에 한해 특히 잘 유발되는 특정 질병들도 있었다. 의사의 경우 홍역이 14.77%로 가장 많았고 백일해가 12%, 비타민 A 결핍 8.59%, 레지오넬라 7.14%, 풍진 6.98%, 영양실조(단백질) 5% 순이었다. 간호사는 모성 패혈증이 36.19%로 가장 흔했고 풍진이 23.26%, 임신 유도 고혈압이 15.94%, 급성 C형 간염이 15.93%로 그 뒤를 이었다.
 
일반 대중에 비해 의료인에게 특히 잘 유발되는 특정 질병들도 있다. 사진=Health and Mortality in Korean Healthcare Workers, JKMS.
연구진은 특히 의료인들의 높은 자살률에 주목했다. 일반 대중들에선 사망 원인 4위인 자살이 의사 직군에선 3위, 간호사 직군에선 2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료인들이 다른 직종에 비해 심한 스트레스와 정신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더 나은 진료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의료 종사자, 특히 그 중에서도 의사 직군에서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정신질환이 흔하게 나타난다"며 "덴마크의 사례에서도 의료 종사자의 자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국내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의사의 약물 중독과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일반 대중들 보다 높다는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의료인은 전반적으로 위장과 호흡기 질병 등 스트레스 관련 질병이 흔하다. 이전 연구에서도 의사가 다른 직업을 가진 개인에 비해 모든 질병에 대한 입원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바쁜 일정과 야간 근무, 유해 물질에 노출과 같은 직업의 특성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전염병 감염과 관련해서도 이들은 "의료인은 풍진과 홍역, 모계 패혈증 등 전염병에도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반 대중에 비해 더 나은 자가 진단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직업적 노출로 인해 전염병에 취약성은 이전 연구에서도 확인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의료인의 건강 상태는 노동자 개인뿐 아니라 의료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며 "따라서 이들의 건강 문제를 식별하고 개선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의료인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인프라 향상과 진료환경 개선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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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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